FUNT
← 블로그로통역 부스용 모드를 따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WPMS2026. 09. 15

통역 부스용 모드를 따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통역 부스 요청을 받고 전용 모드를 새로 만들지 않기로 한 이유와, 대신 기기 이름 지정을 앞으로 당긴 판단을 기록합니다.

동시통역이 들어가는 행사에서 부스에도 화면을 넣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떠오른 건 통역 전용 화면을 새로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통역이라는 업무가 워낙 특수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통역사가 화면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되짚어 보니,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도표를 확인하고, 용어의 표기를 눈으로 잡고, 다음 순서를 미리 아는 것. 셋 다 이미 만들어 둔 화면 안에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만들지 않기로 한 것

통역 전용 모드는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용 모드를 하나 붙이면 그때부터는 수어 통역용, 사진 기자용, 자막 담당용이 줄줄이 따라옵니다. 그리고 그 모드들의 내용물은 결국 발표 화면과 다음 순서로 거의 같습니다. 이름만 다른 화면을 여러 벌 유지하는 구조가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통역·수어가 필요로 하는 화면

문제를 다시 세웠습니다. 이건 새 화면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있는 화면을 어느 기기에 보낼지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놓고 보니 통역 부스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화면을 받는 여러 자리 중 하나가 됐습니다.

이 구조는 이미 프로그램 안에 들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기기가 같은 주소로 들어오고, 무엇을 볼지는 관리자에서 기기마다 따로 고릅니다. 노트를 볼지, 라이브를 볼지, 이미지를 볼지, 타이머를 볼지. 통역 부스가 필요로 하는 조합도 이 안에서 나옵니다. 새 모드를 만든다는 건 이 구조를 놔두고 옆에 지름길을 하나 더 내는 일이었고, 지름길이 늘수록 정작 원래 길이 흐려집니다.

대신 앞으로 당긴 것

전용 모드를 만들지 않는 대신, 기기에 이름을 붙이는 일을 세팅의 앞쪽에서 해 두시라고 안내합니다.

태블릿 기기 설정 — 이름 지정

부스가 하나뿐이면 이름이 없어도 그럭저럭 굴러갑니다. 그런데 국제 행사는 언어 수만큼 부스가 늘어납니다. 태블릿이 전부 같은 기종이면 관리자 화면에서 어느 게 어느 부스인지 구분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화면을 각각 다르게 지정하는 기능이 있어도, 대상을 못 고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부스마다 기기 이름 지정

그래서 이름 지정을 있으면 좋은 편의가 아니라 세팅에서 먼저 챙길 일로 안내합니다. 기능을 늘리는 대신 순서를 바꾸자는 쪽이었습니다.

이 판단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부스 세팅은 대개 행사 당일 아침, 사람이 가장 바쁜 시간에 이뤄집니다. 그 시간에 관리자 화면 앞에서 태블릿을 하나씩 켜 보며 어느 게 어느 부스인지 맞춰 보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고 봤습니다. 이름은 태블릿을 부스에 가져다 놓는 그 순간에 넣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자리에 놓는 사람이 그 자리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이브와 이미지를 둘 다 남긴 이유

이미지 모드 — 지연 없이 또렷하게

부스에 보낼 화면을 라이브 하나로 통일할까도 생각했습니다. 화면 종류가 하나면 설명할 것도 줄어듭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의 무선 환경이 늘 좋은 것은 아니고, 통역사에게는 매끄러운 움직임보다 지금 이 슬라이드가 또렷하게 보이는 쪽이 더 중요한 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멈춘 그림 한 장이라도 제대로 떠 있으면 통역에 필요한 정보는 대부분 건너갑니다. 그래서 두 방식을 다 남기고, 어느 쪽을 쓸지는 현장 판단에 맡겼습니다.

이미지 쪽을 남긴 데는 셈이 맞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미리 그림으로 바꿔 둔 화면은 오갈 데이터가 거의 없어서 대수가 늘어도 무선이 무거워지지 않습니다. 대수를 헤아려야 하는 쪽은 라이브뿐입니다. 부스가 언어 수만큼 늘어나는 행사에서 이 차이는 작지 않습니다. 부스 전부를 라이브로 채우면 그때부터는 통역이 아니라 무선을 걱정하게 되니까요. 애니메이션이 걸린 슬라이드도 항목이 처음부터 전부 보이는 상태로 저장되도록 해 둔 것은 그래서였습니다. 이미지를 고르는 선택이 내용을 포기하는 선택이 되면, 현장은 결국 라이브로 돌아갑니다.

남은 과제

이름 규칙은 여전히 사람이 정합니다. 부스가 늘어날수록 그 규칙을 미리 맞춰 두지 않으면 세팅 중에 헷갈릴 여지가 남습니다. 지금은 리허설 때 한 번 맞춰 보시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이 부분을 프로그램이 더 도와줄 수 있는지는 계속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기능을 더하지 않고 문제를 다시 세워 해결한 사례로 남겨 둡니다. 무엇을 새로 만들지보다 무엇을 만들지 않을지를 먼저 정한 편이, 결과적으로 현장에서 설명할 것도 줄여 줬습니다.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도입 문의

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 문의: 카카오톡 채널 「펀트컴퍼니」 · funt_compan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