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 대신 색을 쓰기로 했습니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알릴지 정하면서, 숫자를 읽게 하지 않고 색으로 바꾸기로 한 판단을 기록합니다.
타이머를 붙이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건 그 시간을 발표자에게 어떻게 전할지였습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남은 시간을 숫자로만 큼직하게 띄우는 것입니다. 기능상으로는 그것으로 충분해 보이는데, 정작 발표자가 그 숫자를 읽으려면 말을 하다 말고 시선을 옮겨 남은 분과 초를 계산해야 합니다. 정보를 전달하는 대신 일을 하나 더 시키는 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읽지 않아도 알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남은 시간이 일정 지점을 지나면 화면 색 자체가 바뀌도록 했습니다. 기본값은 3분에서 노랑, 1분에서 빨강입니다.
색은 정면으로 보지 않아도 시야 가장자리에 들어옵니다. 발표자가 청중을 보고 있는 상태로도 "이제 마무리 구간이구나"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숫자를 읽는 일은 선택으로 남겨 두고, 급한 정도만 색으로 먼저 알리는 구조로 정리했습니다.

시작 버튼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 결정은 시작 버튼이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시작 시점이라고 봤습니다. 사람이 누르는 이상 언제나 몇 초씩 늦거나 이르고, 누가 누르기로 했는지 헷갈리는 순간도 생깁니다.
그래서 사람이 아니라 슬라이드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기본값으로 두 번째 슬라이드로 넘어가는 순간 타이머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표지를 띄워 둔 채 소개를 받고 자리를 잡는 동안에는 시간이 가지 않습니다. 발표가 실제로 시작되는 지점을 표지 다음 장으로 본 겁니다.
끝나는 쪽도 같은 기준으로 맞췄습니다. 슬라이드쇼가 닫히면 타이머가 스스로 초기 상태로 돌아갑니다. 다음 발표자를 위해 진행석이 무언가를 되돌려 놓을 일을 없애고 싶었습니다.

경고 기준은 고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3분과 1분을 기본값으로 정하고 나서, 이걸 못 박아 둘지를 한참 고민했습니다. 값을 고정하면 설정 화면이 단순해지고 설명할 것도 줄어듭니다.
그런데 5분짜리 발표에서 3분이 남았을 때 노랑이 뜨면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재촉하는 신호가 됩니다. 반대로 30분 강연에서 3분 남았을 때 처음 경고가 뜨면 이미 정리할 여유가 없습니다. 같은 3분인데 발표 길이에 따라 뜻이 정반대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노랑과 빨강 기준 시간을 관리자 쪽에서 직접 바꿀 수 있게 열어 뒀습니다. 짧은 발표라면 1분과 30초로 당기고, 긴 강연이라면 5분과 2분으로 미루는 식입니다.
대신 손댈 곳을 하나로 줄였습니다
값을 열어 두기로 하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발표 길이가 바뀔 때마다 총 시간과 경고 기준 두 가지를 따로 고쳐야 한다면, 결국 한쪽을 잊게 됩니다.
그래서 총 시간만 바꾸면 경고색 기준은 비율대로 따라오게 만들었습니다. 세팅하는 사람이 기억해야 할 것을 하나로 줄이는 게, 값을 세밀하게 나누는 것보다 현장에서 더 쓸모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더하고 빼는 일은 사람에게 남겼습니다
자동으로 처리한 것이 많다 보니 반대편도 정해야 했습니다. 발표가 밀렸을 때 시간을 늘릴지 줄일지는 프로그램이 판단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뒤 순서가 몇 개 남았는지, 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지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만 압니다.
그래서 추가와 차감은 버튼으로 남겨 두고, 대신 한 번 누르면 연결된 모든 화면에 동시에 반영되게 했습니다. 판단은 사람이 하되, 그 판단을 여러 화면에 옮겨 적는 수고는 없애자는 쪽이었습니다.

타이머를 아예 보여 주지 않는 선택지도 남겼습니다. 시간이 보이는 게 오히려 방해가 되는 자리가 있기 때문에, 전체와 기기별로 각각 끌 수 있게 했습니다.
남은 과제
지금 구조는 발표 길이를 미리 정해 두는 걸 전제로 합니다. 순서가 통째로 바뀌는 현장에서는 여전히 진행석이 값을 다시 잡아 줘야 합니다. 이 부분을 얼마나 더 덜어낼 수 있을지는 계속 들여다보는 중입니다.

도입 문의
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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