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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MS2026. 08. 18

무대로 올라간 그날, 만들기로 했습니다

행사 진행 중 무대 옆으로 올라가야 했던 날의 기록. 그 장면 하나에서 시작해 발표 관리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기까지,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뺐는지 남깁니다.

발표가 예정보다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다음 순서가 밀리고 있었고, 객석에서도 눈치를 채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제가 무대 옆으로 올라갔습니다. 손가락으로 시계를 가리켰고, 발표자는 마무리를 서둘렀습니다. 그 순간 청중의 시선이 발표자가 아니라 저에게 흐트러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날 정리하면서 든 생각은 "다음엔 더 빨리 올라가야겠다"가 아니었습니다. 올라갈 일 자체를 없앨 수 없나였습니다.

발표자는 지금 몇 분 남았는지 모릅니다

왜 그 상황이 반복되는지부터 봤습니다

원인을 찾다 보니 장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무대에 선 사람이 볼 수 있는 정보가 정면 스크린 하나뿐이라는 게 문제였습니다.

남은 시간도, 다음 슬라이드도, 준비한 노트도 발표자 손에 없습니다. 그러니 진행자가 대신 전달할 수밖에 없고, 전달하려면 몸이 움직여야 합니다.

정리하니 필요한 건 딱 세 가지였습니다 — 노트, 시간, 지금 화면. 그 셋만 발표자와 진행팀 손에 쥐어 주면 됩니다.

기준은 질문 하나로 정했습니다

기능을 넣을지 말지 헷갈릴 때마다 같은 질문에 걸었습니다. 이게 없으면 누군가 무대로 올라가야 하나.

올라가야 한다면 넣고, 아니라면 뺐습니다. 기준을 하나로 두니 결정이 빨라졌습니다. 있으면 좋아 보이던 것들은 대개 이 질문 앞에서 걸러졌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 기준이 없었으면 기능을 계속 붙였을 겁니다. 만드는 사람은 늘 하나만 더 넣고 싶어지니까요.

WPMS는 '메인 송출'이 아닙니다 — 운영진 모니터링용

만들면서 뺀 것들

기능을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게 더 오래 걸렸습니다.

인터넷을 뺐습니다. 행사장 와이파이는 믿을 게 못 됩니다. 노트북과 공유기만으로 내부망을 만들어 자기들끼리 돌게 했습니다. 외부 인터넷이 끊겨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앱 설치를 뺐습니다. 발표자가 열 명이면 설치 안내를 열 번 해야 합니다. 태블릿 브라우저에 주소만 치면 붙도록 했습니다.

메인 화면 송출을 뺐습니다. 객석용 스크린까지 대체하려 하면 기존 장비와 싸우게 됩니다. 그건 원래 쓰던 장비가 더 잘합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무대 뒤와 진행석만 봅니다.

화려한 화면을 뺐습니다. 발표 중에 예쁜 화면을 감상할 사람은 없습니다. 숫자가 크고 글자가 읽히는 게 전부입니다.

발표 노트·타이머·화면을 여러 태블릿에 실시간 공유

넣은 것은 이 정도입니다

  • 발표자 노트를 태블릿에 실시간으로
  • 남은 시간을 색으로 — 여유·마무리 준비·지금 마무리
  • 기기마다 다른 화면 지정 — 발표자는 노트, 사회자는 타이머
  • 무선이 흔들릴 때를 대비한 이미지 모드

기능 목록이 짧은 건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게 이만큼이어서입니다.

한 해에 한 번씩 판을 올립니다

버전을 ver26처럼 연도로 씁니다.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를 모아 한 해에 한 번 정리해 올린다는 뜻입니다.

만들어 놓고 끝내는 물건이 아니라, 행사철을 한 번 지나고 나면 고칠 게 반드시 생기는 물건이라 그렇습니다.

고칠 거리는 대체로 현장에서 옵니다. 행사장마다 구조가 다르고, 진행석과 무대의 거리도, 태블릿을 놓을 자리도 매번 다릅니다. 앉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라 미리 전부 맞춰 둘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남은 과제는 늘 다음 행사철에 있습니다. 다음 판에서 무엇을 고칠지는 만드는 자리가 아니라 현장에서 정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지금 돌아보면

이 프로그램이 하는 일은 결국 하나입니다. 사람이 뛰어야 했던 자리를 화면이 대신하는 것.

무대로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행사가 좋은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그 장면을 없애려고 만들었습니다.


도입 문의

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 문의: 카카오톡 채널 「펀트컴퍼니」 · funt_compan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