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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MS2026. 09. 30

회사 소개에 기능을 나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회사 소개를 기능 목록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쓰기로 한 이유와, ver 표기를 고집하는 이유를 적었습니다.

회사 소개를 처음 쓸 때는 기능부터 적었습니다. 노트 공유, 타이머, 기기별 화면 지정, 내부망 동작. 다 적고 나서 소리 내어 읽어 보니 프로그램 설명서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는 한 줄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기능 이야기는 이미 다른 글에 다 있었습니다

기능을 하나씩 다루는 글은 따로 여러 편 써 뒀습니다. 회사 소개에서까지 같은 말을 반복하면, 정작 우리를 처음 보는 분은 아무것도 못 건지고 나갑니다. 그래서 기능 문장을 전부 걷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쓰기로 했습니다.

걷어내는 일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지운 문장 하나하나가 현장에서 다듬어 온 기능이라 아까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깝다는 마음은 만든 쪽 사정이지 읽는 분 사정이 아닙니다. 그 구분이 서고 나서야 지울 수 있었습니다.

펀트컴퍼니 소개

대신 출발점을 적기로 했습니다

남긴 문장은 하나였습니다. 현장에서 겪은 문제를 제품으로 푸는 회사. WPMS도 책상 앞에서 기획서로 시작한 게 아닙니다. 발표와 행사를 진행하다 같은 사고를 몇 번이나 겪은 뒤에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만들었는지보다 왜 만들게 됐는지가 우리를 더 정확히 설명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기능은 시간이 지나면 늘거나 바뀝니다. 출발점은 바뀌지 않습니다. 오래 남을 소개문이라면 바뀌지 않는 쪽을 적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기능으로 소개하면 비교를 당합니다. 저쪽은 이것도 되는데 여기는 안 되느냐는 물음이 따라옵니다. 그 물음에 답하다 보면 필요하지도 않은 걸 만들게 됩니다. 출발점으로 소개하면 비교 대신 확인을 받습니다. 우리가 푸는 문제가 그쪽 현장의 문제와 같은지 아닌지만 보시면 됩니다.

완성이라는 말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제품 이름 뒤에는 ver 표기를 붙입니다. 지금은 ver26입니다. 판을 낼 때마다 이 표기를 올립니다. 이건 버전 관리 편의 때문만은 아니고, 완성했다는 말을 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가깝습니다.

현장은 해마다 달라지고, 우리가 아직 못 본 상황은 언제나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다 만들었다고 선언하는 대신 판을 올려 가며 고치는 쪽을 택했고, 그 약속을 제품 이름에 미리 적어 뒀습니다.

이 표기는 쓰시는 분께도 쓸모가 있습니다. 지금 쓰고 계신 것이 어느 판인지 제품 이름만 봐도 드러납니다. 새 판이 나오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변경 내역과 함께 안내드리고, 기존 설치는 폴더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갱신되며 해 두신 설정은 그대로 남습니다.

ver 표기를 쓰는 이유

무엇을 먼저 지킬지 정해 두었습니다

만들 것이 늘 밀려 있다 보니 순서를 정할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눈에 띄는 기능을 늘리는 것보다, 어느 현장에서든 같은 동작을 하는 걸 먼저 지키기로 했습니다. 행사는 다시 찍을 수 없습니다. 그날 그 시간에 화면이 나오지 않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이 기준을 세운 뒤로는 새 기능 제안이 들어와도 먼저 묻는 게 달라졌습니다. 이게 있으면 좋은가가 아니라, 이게 없어서 그날 사고가 나는가를 먼저 봅니다.

미뤄 둔 목록이 꽤 쌓였습니다. 있으면 편하겠지만 없다고 행사가 멈추지는 않는 것들입니다. 언젠가 넣겠지만 순서는 뒤입니다. 이 순서를 지키기가 매번 쉽지는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기능은 보여 드릴 때 반응이 오고, 안 멈추게 만든 부분은 잘 돌아갈수록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도 뒤쪽이 무너지면 앞쪽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학회 현장 운영석

소개를 대신 써 준 건 결국 현장이었습니다

쓰시는 분들이 보내 주는 불편한 점이 다음 판의 작업 목록이 됩니다. 회사 소개에 적을 말을 우리가 지어내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받아 적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소개문에 적을 문장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는 글을 다듬는 대신 현장에 한 번 더 나갔습니다.

말을 아끼기로 한 부분도 있습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환경을 두고 어디서든 된다고 적지 않기로 했습니다. 소개문에서 한 번 크게 말해 두면 그 문장이 현장에서 그대로 기대가 되고, 기대가 어긋나는 순간이 곧 사고입니다. 그래서 확인한 만큼만 적고, 확인이 늘면 그때 문장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남은 과제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게 있습니다. 이 소개를 읽는 분들이 다 같은 자리에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도입을 처음 검토하는 분과 이미 쓰고 계신 분은 궁금한 게 다릅니다. 지금 소개는 그 둘을 한 글에 담고 있어서 어느 쪽에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음 판을 낼 때는 이 글도 둘로 나눠 다시 쓸 생각입니다.

기능을 빼고 나니 소개문이 짧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길이를 채우려고 지운 문장을 도로 붙이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채워야 할 자리라면 현장에서 새로 받은 이야기로 채우는 게 순서라고 봅니다.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도입 문의

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 문의: 카카오톡 채널 「펀트컴퍼니」 · funt_compan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