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계마다 그림을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슬라이드를 미리 그림으로 만드는 기능에서, 저장 시점과 저장 단위, 버튼 개수를 어떻게 정했는지 기록합니다.
무선이 흔들릴 때를 대비해 이미지 모드를 두기로 한 뒤, 곧바로 다음 질문이 따라왔습니다. 그 그림을 언제, 어떤 상태로 만들어 둘 것인가였습니다. 기능을 둘지 말지와는 다른 종류의 질문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발표 화면과 노트, 남은 시간을 여러 태블릿에 동시에 띄워 두는 도구입니다. 무선이 받쳐 주는 동안은 그 방식이 가장 낫습니다. 문제는 받쳐 주지 않는 날인데, 그럴 때는 실시간 전송을 잠시 접고 미리 저장해 둔 그림으로 화면을 채우자는 것이 이미지 모드였습니다. 통신량이 거의 없어 어떤 무선 환경에서도 슬라이드는 계속 보입니다.
발표 도중에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필요한 순간에 그때그때 그림을 만드는 방식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미리 준비할 게 없으니 쓰는 쪽에서는 편해 보이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미지 모드가 필요해지는 순간이 어떤 순간인지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무선이 불안해진 그 시점입니다. 상황이 가장 나쁠 때 프로그램에 무거운 작업을 하나 더 얹는 셈이 됩니다. 그래서 변환은 발표 전 준비 단계로 완전히 밀어 두기로 했습니다. 대비는 여유가 있을 때 해 두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한 가지 더 걸린 것은 발표 도중에 만드는 방식이면 결과를 미리 볼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준비 단계에서 만들어 두면 리허설 때 열어 보고 이상한 장이 없는지 확인할 여지가 생깁니다. 확인할 기회를 남겨 두는 쪽이 대비 장치에는 더 맞다고 봤습니다.
설치 없이 시작한다는 전제와 어긋나면 안 됐습니다
WPMS는 태블릿에 앱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 브라우저 주소만으로 들어오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회선도 쓰지 않고 행사장 공유기 안에서만 돕니다. 현장에서 준비에 드는 손을 줄이려고 잡아 둔 전제입니다.
변환 기능이 이 전제와 어긋나면 곤란했습니다. 접속은 주소 한 줄로 끝나는데 발표 자료 쪽 준비만 여러 단계를 밟아야 한다면, 전제가 반쪽이 됩니다. 그래서 이쪽도 손이 한 번만 가는 형태여야 했습니다.
슬라이드 한 장을 그림 한 장으로 두었습니다

그림을 만드는 단위도 갈렸습니다. 슬라이드 하나에 그림 하나를 두는 방식과, 애니메이션 단계마다 그림을 하나씩 만드는 방식입니다. 뒤쪽이면 발표에서 보이던 진행이 그대로 남습니다.
단계마다 만드는 쪽은 택하지 않았습니다. 항목이 여덟 번 나타나는 장 하나가 그림 여덟 장이 되면, 슬라이드가 백 장인 자료에서 변환에 걸리는 시간과 쌓이는 파일이 몇 배로 늘어납니다. 이미지 모드는 무선이 흔들릴 때 잠깐 내려가 있는 자리이지 발표를 대신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그 자리에 준비 시간을 몇 배로 쓰게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슬라이드 한 장이 그림 한 장이 되게 두었습니다. 그 장에 있는 항목은 하나씩 나타나는 진행 없이 처음부터 전부 보입니다. 내용이 빠지지는 않지만 나타나는 순서는 남지 않는다는 뜻이고, 겹쳐 놓고 순서대로 바꿔 보이게 만든 장은 겹쳐 보입니다. 그런 장이 들어간 순서는 이미지로 내리지 말고 라이브로 두시라고 안내에 적어 두는 쪽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모드는 화면을 받아 보는 진행팀이 내용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을 때가 가장 잘된 상태입니다. 이미지 모드로 넘어갔다고 슬라이드 내용이 빠지면, 대비했다는 사실은 묻히고 무언가 잘못됐다는 인상만 남습니다. 만드는 쪽에서 붙잡고 있어야 할 기준은 결국 그 하나였습니다.
파워포인트를 대신 닫지 않기로 했습니다

변환은 파워포인트가 모두 닫힌 상태에서 실행해야 합니다. 프로그램이 파워포인트를 직접 열어 한 장씩 내보내는 구조라, 이미 열려 있으면 변환이 중간에 멈춥니다. 그렇다고 프로그램이 열려 있는 창을 대신 닫아 주지는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손보던 발표 파일에는 저장하지 않은 수정 내용이 걸려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실행 전에 파워포인트를 모두 닫아 달라는 안내를 남기는 쪽을 택했습니다. 사람이 지켜야 할 순서 하나를 남기는 것과, 프로그램이 남의 파일에 손대는 것 중에서는 전자가 낫다고 봤습니다.
버튼을 하나로 줄였습니다

만들다 보면 선택지를 늘리고 싶어집니다. 쓰는 쪽에 이것저것 고르게 하는 식입니다. 그 방향은 택하지 않았습니다. 이 기능을 쓰는 시점은 행사 준비로 가장 정신없는 때이고, 그때 화면 앞에서 결정을 요구하면 그냥 건너뛰게 됩니다.
그래서 버튼 하나 누르면 끝나는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준비 단계에서 한 번 누르고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이 이 기능의 목표였습니다.
선택지를 없애면 예외 상황에서 아쉬운 순간이 생깁니다. 그건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정교하게 만들어 놓고 아무도 안 누르는 기능보다, 단순해서 다들 누르는 기능이 낫다고 봤습니다. 쓰이지 않으면 잘 만들었는지 아닌지도 의미가 없으니까요.
여기서도 기준은 같았습니다. 처음 쓰는 분이 설명서를 다시 펴지 않고도 리허설 한 번에 익힐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능을 늘리는 대신 순서를 줄이는 쪽으로 정한 결정이었습니다.
남은 과제
누르는 걸 사람이 기억해야 한다는 점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리허설 때 해 두시라고 안내하는 것으로 메우고 있습니다. 준비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걸리도록 만드는 방법은 계속 고민 중입니다.
대비 장치는 쓰이지 않을 때가 정상입니다. 그래서 잊기도 쉽습니다. 안 쓰고 지나간 날에도 준비해 둔 것이 제 값을 하려면 어디까지 프로그램이 챙겨야 할지, 그 선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이 기능에서 정한 것들은 대부분 무엇을 더 넣을지가 아니라 무엇을 넣지 않을지에 대한 결정이었습니다. 선택지를 늘리지 않고, 단계마다 그림을 늘리지 않고, 창을 대신 닫지 않고, 발표 도중에는 아무것도 만들지 않기로 한 것들입니다. 만드는 입장에서는 기능을 덜어 내는 쪽이 늘 더 불안하지만, 현장에서 손이 덜 가는 쪽이 결국 살아남는다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도입 문의
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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