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치를 고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관리자 화면의 구성을 우리가 정해 두지 않고 쓰는 사람에게 넘기기로 한 판단과, 그 배치를 어디에 저장할지 정한 과정을 기록합니다.
관리자 화면을 설계하면서 가장 오래 붙들고 있던 질문은 기능이 아니라 구성이었습니다. 몇 분할로 보여줄지, 어느 자리에 무엇을 둘지를 우리가 정해 줄 것인가였습니다.
만드는 쪽에서 정해 두면 여러 가지가 편해집니다. 화면이 예측 가능해지고, 설명서도 짧아지고, 문의도 줄어듭니다. 그런 이점이 분명한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정해 줄 수 없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문제는 현장마다 봐야 할 그림이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라이브로 나가는 기기 하나만 크게 봐야 하는 자리가 있고, 붙어 있는 기기를 두루 훑어야 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같은 행사 안에서도 시간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걸 우리가 미리 맞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떤 구성을 기본으로 정해도 그 구성이 맞지 않는 현장이 반드시 나옵니다. 그래서 배치를 고정하지 않고, 화면을 쓰는 사람이 직접 정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판단을 굳힌 건 이 화면의 성격이었습니다. 관리자 콘솔은 객석에 보여 주는 화면이 아닙니다. 관객이 보는 정면은 그 행사장이 쓰던 프로젝터나 LED가 그대로 맡습니다. 우리가 만든 이 화면은 무대 뒤에서 진행을 챙기는 사람이 일하려고 여는 창입니다. 보여 주는 화면이라면 모양을 우리가 다듬는 게 맞지만, 일하는 화면이라면 그 사람 손에 맞추는 게 맞습니다.

열어 둔 것과 열지 않은 것
열어 둔 것은 네 가지입니다. 분할 수와 칸 크기, 그리고 카드 위치와 패널 순서. 이 넷이면 현장에서 필요한 그림은 대부분 만들어진다고 봤습니다.
바꾸는 방법은 드래그 하나로 통일했습니다. 설정 메뉴에서 숫자를 입력해 바꾸는 방식이었다면, 화면을 바꾸는 일이 곧 설정 작업이 됩니다. 보고 있는 화면 위에서 그대로 끌어 옮기는 쪽을 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바꾸는 동작이 하나로 통일돼 있으면 따로 배울 것도 없습니다.
쓰는 요령도 한 줄이면 끝납니다. 라이브로 나가는 기기는 크게, 나머지는 작게. 이 기준 하나만 잡아도 화면은 대체로 정리됩니다. 열어 둔 자유도가 넓어 보여도 실제로 내려야 할 결정은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고, 그래서 처음 쓰는 분도 리허설 한 번이면 손에 익습니다.
그렇다고 화면 전체를 백지로 둔 것은 아닙니다. 관리자 화면의 큰 골격 — 왼쪽은 무엇을 할지 고르는 제어, 오른쪽은 접속한 기기의 화면 — 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 안에서 칸을 어떻게 나누고 무엇을 어디에 둘지를 열어 둔 것입니다. 정해 주지 않기로 한 것과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은 다릅니다.
정해진 배치를 여러 개 만들어 고르게 하는 방식도 결국 같은 문제에 걸립니다. 목록에서 고르게 하면 우리가 정한 답 중에서 가장 덜 틀린 것을 찾는 일이 되고, 그건 배치를 고정하지 않기로 한 처음 판단과 어긋납니다.

저장을 붙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습니다
배치를 바꿀 수 있게 만든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창을 닫을 때마다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결국 행사 때마다 화면부터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그건 오히려 일을 늘리는 셈입니다.
그래서 바꾼 배치가 브라우저에 남도록 했습니다. 재접속해도 마지막 모양이 그대로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 없이 내부망에서 도는 구조라 어딘가 바깥 서버에 계정별로 담아 둘 이유가 없었고, 쓰는 자리에 남기는 편이 구조에도 맞았습니다.
리허설에서 한 번 확정해 두면 본 행사에서는 만질 일이 없다는 게 이 기능의 목표였습니다.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만든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매번 바꾸라고 열어 둔 게 아니라, 한 번 제대로 잡아 두고 그다음부터는 잊고 지내라고 열어 둔 쪽에 가깝습니다.
숫자로 정하지 않고 기준으로 남긴 것
한 화면에 카드를 몇 개까지 둘지도 같은 성격의 문제입니다. 대수를 정해 막아 두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 숫자 역시 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수를 막으면 정말 필요한 현장에서 길이 없어지고, 그 판단은 우리보다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잘합니다.
대신 권장 구간만 안내로 남겼습니다. 여섯 대에서 아홉 대까지가 무리 없이 보이는 범위이고, 그 위로는 칸을 좁히기보다 분할을 늘리는 편이 낫다는 내용입니다. 막는 대신 기준을 주는 쪽을 택한 셈인데, 이건 배치를 고정하지 않기로 한 판단과 같은 줄기입니다. 정답을 정해 주는 자리가 늘어날수록 그 답이 안 맞는 현장도 같이 늘어난다고 봤습니다.
남은 과제
저장 위치를 브라우저에 둔 만큼, 노트북을 바꾸거나 다른 브라우저로 접속하면 배치를 다시 잡아야 합니다. 진행석 장비가 매번 같은 현장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비가 바뀌는 자리에서는 한 번 더 손이 갑니다. 이건 지금 구조에서 감수하기로 한 부분입니다. 배치를 옮겨 담는 방법이 필요할지는 현장에서 그 요구가 실제로 나오는지 보고 정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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