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스 공간(2)
대나무 정원을 낀 주거 공간부터 헬스장·스크린골프·주차장까지, 하나의 톤으로 이어진 레지던스를 담았다.
한 레지던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찍었다. 사람이 오래 머무는 방부터 잠깐 지나가는 자리까지, 한 건물 안에서 공간의 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고 싶었다.

주방과 식당, 거실은 통유리 너머 대나무 정원을 그대로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스테인리스 아일랜드와 후드가 천장에 떠 있고, 그 아래로 원목 마루가 길게 흐른다. 유리 한 겹을 사이에 두고 안팎의 빛이 섞이는 자리라, 종일 톤이 조금씩 바뀌었다.

현관은 톤이 한 번 가라앉는 자리였다. 대리석 바닥과 거울 벽, 결이 살아 있는 돌 마감과 짙은 유리문이 서로 다른 재질로 붙어 있는데도 하나로 묶여 보였다. 마감마다 빛을 받는 정도가 달라, 재질 그 자체를 담는 데 집중했다.

안쪽 방들은 더 조용했다. 침실은 군더더기 없이 침대와 헤드보드만 남겨 두었고, 드레싱룸은 정돈된 선반과 서랍이 결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사적인 공간일수록 톤을 낮추고, 빛이 떨어지는 자리만 살렸다.

공용 시설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헬스장은 원목 슬랫 천장에 다운라이트가 별처럼 점점이 박혀 있어, 운동 기구마다 빛이 떨어지는 각도가 달랐다. 옆 필라테스 룸의 붉은 매트, 원목으로 감싼 스크린골프장까지 결이 풀리지 않았다.

마지막은 주차장이었다. 어두운 톤 위로 천장 라인 조명만 한 줄로 흘러, 잠깐 지나가는 자리인데도 긴장이 남아 있었다. 머무는 방과 지나는 자리가 끝까지 같은 톤으로 묶여 있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