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아파트 인테리어 완공 사진 촬영
가구가 들어오기 전 빈 아파트를 돌며, 위층 창과 큰 창으로 든 빛이 옅은 마루 위에 남기는 사각형을 하나의 축으로 담은 서울 은평구 아파트 완공 촬영 기록.
가구가 들어오기 전, 오후 빛이 창을 넘어 바닥까지 길게 깔려 있었다.


거실은 우물천장 한가운데가 위로 뚫려 있고, 그 위쪽 벽에 난 창으로 빛이 먼저 들어온다. 아래 큰 창의 빛과 만나면 나뭇결이 옅은 마루 위에 길쭉한 사각형이 떨어진다. 원형 링 조명이 뚫린 천장에 걸려 있지만, 낮 동안 바닥을 밝히는 건 대부분 이 두 창이다. 아파트 촬영은 빛이 가장 낮게 깔리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바닥 결이 살아나는 각도에서 찍었다. 빈 방일수록 빛이 지나간 자리가 그대로 남는다.



같은 빛은 주방과 방으로 이어진다. ㄷ자로 짠 흰색 주방은 상부장 아래에 간접조명을 숨겨, 창빛이 약한 안쪽 벽까지 띠처럼 밝다. 은색 원통형 후드가 조리대 위로 내려오고, 그 너머 거실 바닥으로 빛이 다시 넘어간다. 방에 들어서면 창 아래 마루에 같은 사각형이 놓인다. 붙박이장 문에 그어진 얇은 로즈골드 라인이 그 빛을 받아 가늘게 반짝인다. 은평구 아파트 한 채를 도는 동안 빛은 방마다 자리를 바꿔 같은 무늬를 남겼다.



주방을 지나 방, 복도로 들어갈수록 바닥에 앉던 빛은 조금씩 옅어졌다. 살이 들어간 유리문 앞에서 한 바퀴가 닫혔다. 아파트 인테리어 촬영은 결국 이 빛을 어느 바닥에 앉히느냐의 문제였다.


